우린 마를 리 없었지

겸(GYE0M)

우린 사라질 것들 사이에 서서

무얼 바라고 있나

타지 않는 슬픔은

밤새 잠에 들지 않고

 

익숙한 파랑은

나를 붉게 물들였고

우린 마를 리 없었지

 

먹구름이 몰려오다 짙어진

날씨는 나를 슬프게 했고

서성거릴 기억들은 또다시 내게

후회만 안겨주었지

 

우린 슬픔에 잠겨

우린 하루에 갇혀

우린 오늘을 벗어나지 못한 채

다시 그리운 어제에

 

흰 눈이 내려 시려워진 오후엔

푸르렀던 우리가 있었고

애써 지키려고 했었던 저녁엔

슬픔에 젖어버렸지

 

우린 마를 리 없었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