막걸리 한잔

이찬원

온동네 소문 났던

천덕꾸러기

막내아들 장가 가던 날

앓던 이가 빠졌다며 덩실더덩실

춤을 추던 우리 아버지

아버지 우리 아들

많이 컸지요

인물은 그래도 내가 낫지요

고사리 손으로 따라주는

막걸리 한잔

아버지 생각나네

황소처럼 일만 하셔도

살림살이는 마냥 그 자리

우리 엄마 고생시키는

아버지 원망했어요

아빠처럼 살긴 싫다며

가슴에 대못을 박던

못난 아들을 달래주시며

따라주던 막걸리 한잔

따라주던 막걸리 한잔

황소처럼 일만 하셔도

살림살이는 마냥 그 자리

우리 엄마 고생시키는

아버지 원망했어요

아빠처럼 살긴 싫다며

가슴에 대못을 박던

못난 아들을 달래주시며

따라주던 막걸리 한잔

따라주던 막걸리 한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