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을 우체국 앞에서

정동원

가을 우체국 앞에서

그대를 기다리다

노오란 은행잎들이

바람에 날려가고

지나는 사람들 같이

저 멀리 가는 걸 보내

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

얼마나 오래 남을까

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

굳세게 버틴 꽃들과

지난 겨울 눈보라에도

우뚝 서 있는 나무들같이

하늘아래 모든 것이

저 홀로 설 수 있을까

가을 우체국 앞에서

그대를 기다리다

우연한 생각에 빠져

날 저물도록 몰랐네

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

얼마나 오래 남을까

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

굳세게 버틴 꽃들과

지난 겨울 눈보라에도

우뚝 서있는 나무들 같이

하늘 아래 모든 것이

저 홀로 설 수 있을까

가을 우체국 앞에서

그대를 기다리다

우연한 생각에 빠져

날 저물도록 몰랐네

날 저물도록 몰랐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