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은등

김희재

어스름 저녁길에 하나 둘

수은등 꽃이 피면은

그대와 단둘이서 거닐던

이 길을 서성입니다

수은등 은은한 빛 변함은 없어도

당신은 변했구려 보이지 않네

아 아 수은등 불빛아래

이 발길은 떠날 줄 몰라

어두운 밤거리에 하나 둘

오색불 깜박거리면

그대의 웃음소리 들려올듯

내 가슴은 설레이네

바람부는 이 거리는 변함이 없건만

당신은 변했구려 보이지 않네

아 아 오색불 깜박이는

이 거리를 잊으셨구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