곰배령
임영웅바람마저 길을 잃으면 하늘에 닿는다
점봉산 마루 산새들도 쉬어가는 곳
곰배령은 말이 없는데
여인네 속치마 같은 능선을 허리에 감고
동자꽃 물봉선이 곱게도 피는 그날
사랑두고 님을 두고 그 누가 넘어가나
하늘고개 곰배령아
구불구불 산을 넘으면 하루가 다 간다
점봉산 마루 나그네도 길을 멈추면
곰배령의 구름이 되네
가엾이 떠돌아 가는 세월을 허리에 감고
산딸기 머루꽃이 곱게도 피는 그날
사랑두고 님을두고 그 누가 넘어가나
하늘고개 곰배령아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