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버지와 딸

임영웅

내가 태어나서 두 번째로 배운 이름 아버지

가끔씩은 잊었다가 찾는 그 이름

우리 엄마 가슴을 아프게도 한 이름

그래 그래도 사랑하는 아버지

세상 벽에 부딪혀

내가 길을 잃을 땐

우리 집 앞에 마음을 매달고

힘을 내서 오라고

집 잘 찾아오라고

밤새도록 기다리던 아버지

내가 시집가던 날

눈시울을 붉히며

잘 살아라 하시던 아버지

사랑합니다 우리 아버지

내가 처음 너를 만났던 그날 아침은

산까치가 너 가 왔다고 알려 주었지

너만 보면 온갖 시름

모두 모두 다 잊고

힘든 세상을 헤엄칠 수 있었지

공든 탑을 쌓듯이 소중하게 키워 온

사랑하는 딸아 내 딸아

징검다리 놓듯이 아낌없이 모아온

내 사랑을 꼭 안고 살아라

네가 시집가던 날 아쉽고도 기쁜게

아버지의 마음 이였단다

사랑한다 예쁜 내 딸아

아무리 바빠도 얼굴 한번 봅시다

만나서 차 한 잔 합시다

우리 사랑을 가슴에 담고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