부산에 가면

영탁

부산에 가면

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

고운 머릿결을

흩날리며 나를 반겼던

그 부산역 앞은

참 많이도 변했구나

어디로 가야 하나

너도 이제는 없는데

무작정 올라간 달맞이 고개엔

오래된 바다만 오래된 우리만

시간이 멈춰 버린 듯 이대로

손을 꼭 잡고

그 때처럼 걸어보자

아무생각 없이 찾아간 광안리

그 때 그 미소가

그 때 그 향기가

빛바랜 바다에 비쳐 너와 내가

파도에 부서져

깨진 조각들을 맞춰 본다

부산에 가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