새장에서

한동근

둘이라면 좋았어

새들처럼 부비며

우린 서로 가둬버리곤

문이 닫혀진 줄도

여기 갇혀진 줄도

미처 모르고 서로를 보듬기 바빴어

홀려 있다가 깬 듯이

문득 서로를 쪼았지

곁에 머물고 싶은 맘 한편으론

서로가 답답해 숨이 막혀오는

우리 둘

너와 나의 새장 밖으로

날아 이별해버리면

편해진 그만큼

보고싶어 아플 게 뻔한데

사기같은 사랑은

내게 선택하라 말할 뿐

그저 그 한마디뿐

이젠 녹슨 창살이

한때는 참 빛났다는 게

문득 울컥하는 걸

눈물을 쏟아봐도

답은 나오질 않고

너무 지쳐버린 맘은

날아가라 하네

못 날아가는 이윤 너

날아 가고픈 이유도 너

곁에 머물고 싶은 맘 한편으론

서로가 답답해 숨이 막혀오는

우리 둘

너와 나의 새장 밖으로

날아 이별해버리면

편해진 그만큼

보고싶어 아플 게 뻔한데

사기같은 사랑은

내게 선택하라 말할 뿐

그저 그 한마디뿐

무뎌진 내 날개 짓으로

공허한 하늘 위를 버틸 수 있을까

니가 없는 새장 밖으로

날아 이별해버리면

어느 가지 위의

어느 새의 곁이든 찾으면

되는데 난 아직도

도망치고 싶은 새장에

그래 너의 곁에 있는지

생각해보자 우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