너도 힘들다고 얘기해줘

한동근

너와 오랫동안 버텨왔던

우리 시간이 다 멈추고

다시 혼자가 되는

연습을 하면서 지내

매일 밤마다 쉴 새 없이

친구들과 웃고 떠들다가

어느 틈에 네가 아직

내 곁에 있다고 착각해버려

이게 사람을 만난다고

네가 잊혀지는 게 아니고

점점 더 선명해져

찾을 수 없는 널 또 찾게 돼

너도 힘들다고 얘기해줘

내 사랑이 아직 따듯하다고

끝이 없이 후회한다고 해줘

너 없인 안된다고

꼭 다시 와달라 해줘

네가 그럴 일 없겠지만

저기 끝에서 날 봐주면

참을 자신 없는데

잡고 싶을 것만 같은데

너도 힘들다고 얘기해줘

내 사랑이 아직 따듯하다고

끝이 없이 후회한다고 해줘

너 없인 안된다고

꼭 다시 와달라 해줘

내가 미쳐가는지

네가 자꾸 보여서 못 견디겠어

혼자가 되는 내게

네가 예전처럼 따듯하게

말 걸어주면 난 어떡해

아마 난 당분간

너 없는 듯 있는 듯한

시간에 갇혀서

바보같이 살아가겠지만

그것도 감사하다 생각하니까

너도 힘들 걸 아니까

미안하고 사랑해 안녕