읽지않음 (Unread)

한동근

안볼 거 알면서 그냥 나 혼자서

너에게 못했던 수 많은 말들을 이제와 보내

확인할 거라고 생각한 적 없어

이렇게 안 하면 미안한 맘에 내가 못 견딜까 봐

내 메시지만 종일 기다리던 너에게

정작 나는 그땐 왜 그 흔한 말 한번 못했는지

이젠 며칠을 보내도 울며 애원을 해봐도

넌 관심 조차 없는데

읽지 않은 사랑한단 말 읽지 않은 보고 싶단 말

읽지 않을 거 알면서도 또 다시 돌아와 달란 말

난 바보처럼 이제와 혼자 보내고 있어

끝난 사람인 거 다 알면서 너무 바보처럼

그땐 넌 내 곁에 있던 게 아니라

내 어깨에 있었고 고된 삶은 너무 버거웠어

모자란 나보다 너무나 고귀한

널 위해 사느라 그깟 한마디 하긴 바빴었어

읽지 않은 사랑한단 말 읽지 않은 보고 싶단 말

읽지 않을 거 알면서도 또 다시 돌아와 달란 말

난 바보처럼 이제와 혼자 보내고 있어

끝난 사람인 거 다 알면서 너무

시간이 휘몰아쳐 휩쓸려 가는

니 추억을 니 기억을 억지로 안아 붙잡고 있어

이젠 읽었으면 좋겠어 너무 사랑해서

모자랐던 내 맘을 이젠 좀 읽어줘

읽지 않은 사랑한단 말 읽지 않은 보고 싶단 말

읽지 않을 거 알면서도 또 다시 돌아와 달란 말

난 바보처럼 이제와 혼자 보내고 있어

끝난 사람인 거 다 알면서 너무 바보처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