흐린 날

한동근

한편으론 잘 됐다 싶어

흐린 날도 점점 적응이 돼

사는 날이 늘 괜찮을 거라 믿은 적 없어

 

젖은 마음이 무거워 햇살이 고플 만도 한데

슬프게도 내 가슴이 잘 느끼질 못해

울음이 나서 슬프긴 한데

이게 좋은지 나쁜지를 몰라

 

아직까지도 남은 길이 멀어

난 웃음에도 걱정이 사무쳐

지나간 날이 날 비웃는데도 난 늘 괜찮아

 

젖은 마음이 무거워 햇살이 고플 만도 한데

슬프게도 내 가슴이 잘 느끼질 못해

울음이 나서 아프긴 한데

이게 좋은지 나쁜지를 몰라

 

구름이 곧 지나갈까

홀로 길을 나서다

그 위로 떨어진 빗방울이

흐린 마음까지 차갑게 적신다

 

내리는 비는 그치지 않았고

많은 것들이 나를 스쳐 가는데

아프게도 내 가슴이 나를 안아 주더니

웃으래 이미 잘해 왔다고

 

여기까지 잘 걸어 왔다고

흐린 하늘 구름 가득 안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