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통 같으면

한동근

해가 저물어 간다

너무 빨랐던 오늘이 지나간다

느지막이 떠오른 달이

날 기다린 듯 건물들 사이에 떠 있다

뭉친 듯 무거워진

어깨가 오늘 부쩍 아픈 것 같고

집으로 들어가기가 오늘따라

외롭고 두려워진다

보통 같으면 네가 날 찾을 시간인데

내가 오기를 한참을 기다렸을 텐데

네 웃음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그리운지

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

너 없이 추억할 하루가 없다

네가 그렇게 싫어했던

사람들에게 난 얘깃거리일 뿐이다

언제든 우리만큼은

괜찮을 거라 생각했었던 내가

어리석었다 널 더 사랑했어야만 했다

날 아껴준 만큼 널 돌아봐야 했다

보통 같으면 네가 날 찾을 시간인데

내가 오기를 한참을 기다렸을 텐데

네 웃음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그리운지

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

너 없이 추억할 하루가 없다

아주 작은 일들에

널 붙이는 것에도

저 황홀한 달빛 아래 널 떠올리는 것도

내게 보통 날이

네가 없는 날이 되면 안 되잖아

아직 널 사랑하니까

보통 같은 날처럼 너도 날 기다렸을까

보통 같은 날처럼 날 보면 웃어 줄까

난 매일 너를 다시금 만날 그날이 오기를

기도하고 기다리고 있어

너 없이 하루도 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