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간이 지난 곳

한동근

내 작은 마음에 짙게 그어진

상처들이 아무는 데까진

내가 생각했던 것보단 그리 길지 않았네

 

거울을 보며 살아가는 내 모습

괜스레 웃곤 있지만 왠지 숙연한

내가 생각했었던 것과는 다르지 않았네

 

아프기도 아팠었지 어리석게도

한 번이고 두 번이고 나를 피해갔지

걸음이 더 무거워지며 갈피 없이 헤매었었지

 

아프기도 아팠었지 그때는

아직 어린 날들의 그 추억 속에

그저 작은 그런 내가 있었고 뭐가 뭔지 몰랐지

 

아프기도 아팠었지 어리석게도

한 번이고 두 번이고 슬퍼 울었었지

어깨가 점점 무거워지며 주저앉고만 싶었었지

 

매일이 쌓인다고 나 믿었음에도

하루를 지키지 못했던 고민이 내 전부였던

야속하기만 한 시간들이

이제 와 이렇게 그리워질 줄을 몰랐어서

 

아프기만 한 것 같아 어리석게도

한 번이고 두 번이고 불평만 했지

고작 오늘만 버텨보려 했던

그런 모자란 나의 시간들이

이제 뒤도 없이 지나가버린 거지

 

돌아갈 수 없는 날